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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리뷰

양순자 할머니의 가슴따뜻한 위로 어른공부

by 인생은고스톱 2021. 12. 15.

양순자ㅣ어른공부ㅣ양순자 어른공부ㅣ30년간 사형수들을 보내며 얻은 소중한 가치들ㅣ

 

 

안녕하세요. 인생은 고스톱입니다. 오늘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양순자 할머니의 어른 공부에 대한 독서노트입니다. 양순자 할머니는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것이 느껴진 책이었는데,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멘토가 되어줄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좋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사형제도를  법률상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의 집행일자는 1997년 12월 30일이다. 그 이후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국제앰네스티에서 2007년 12월,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양순자 할머니는 사형제도가 있었던 시절 30년간 사형수들의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억해두고 싶은 구절 1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해두면 어떻게 살아야겠다가 환히 보여. 죽는 얘기라고 무작정 기분 나빠질 일이 아니야.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계로 가는 길이 불안하지 않아. 그냥 마포에서 일산으로 이사 가는 것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우리는 모두 사형수야

 

 날마다 오늘이 집행 날은 아닐까 가슴 졸이다 떠나는 것이 사형수의 운명이지. 감옥 밖에 사는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떠나고, 사형수와 우리에게는 다만 그 차이가 있을 뿐이야. 

 

 결국 우리는 모두 사형수야. 오늘 이렇게 살아 있으니 오늘이 있을 뿐이오. 내일은 와봐야 오는 것이지. 내일 만나기로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거야. 그러기에 나는 오늘 이 순간이 내 생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려고 해. 나는 되도록이면 약속은 하루에 하나만 잡아. 바쁘다고 적당히 지나치면 반드시 후회가 남기 마련이거든. 

 

무엇을 얻고 나면 행복해질까?

 

 인생에서 무엇을 얻고 나면 행복해질까? 빌딩 몇 채를 가지면, 화려한 직업을 가지면 행복해질까? 내가 목표로 한 산을 정복하고 나면 산 정상에 행복의 보따리가 떡 하니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그렇지 않아 어느 의사가 쓴 수필 한 토막이 오래오래 내 기억에 남아 있어.

 

 그 의사는 가난한 환경에서 어렵게 공부해서 성공한 의사가 되었대. 너무나 가난해서 얼마 되지 않는 월세도 겨우겨우 내면서 생활했다고 해. 월세에서 전세로 옮겼을 때, 전세에서 판자촌에 방 두 칸짜리 집을 장만했을 때, 그리고 대문 앞에 자기 이름을 새겨진 문패를 걸게 되었을 때, 참으로 행복했대. 집을 옮길 때마다 방 하나가 더 생기는데, 그 행복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지.

 

 세월이 흘러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를 갔대. 줄지어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이 흐르는 강물에 비치는데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아름답더래. 그 광경을 보면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나는 왜 지금 행복하지 않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거야. 의사로서 크게 성공했고, 더 이상 큰 집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부자가 되었는데도 말이야.

 

 그 의사에게는 이제 앞으로 더 달려갈 목적이 없어진 거야.

 

 

기억해두고 싶은 구절 2.

 

 계산대로 살아지지 않아

 

 우리 인간의 계산법은 언제나 불확실해. 세상살이는 계산하는 대로 살아지지 않아.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냐고? 지구에 사는 65억 명이 전부 다르듯이 365일 어느 하루도 같은 남은 없어.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지. 그러니 항상 겸허한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 거야. 고통과 아픔도 영원하지 않고, 행복과 즐거움도 영원하지 않다.

 

 지금 힘들다고 절망하지 말자.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은 병든 육체가 아니라 절망이야. 좋은 날이 올 거라는 희망을 갖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 되는 거야

 

 

어른

 

 나이 들고 보면 다른 좋은 점도 있지만 나는 이게 제일 좋아. 지혜가 생긴다는 거. 그리고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거 말이야. 내 식대로 말하자면 인생의 공식을 터득하게 되는 거라. 이건 지식이 많아도 소용없는 문제거든. 반드시 그만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 거란 말이지. 

 

 사형수

 

 언제 운명의 날이 올지 아무도 몰라. 사형수는 교도소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야. 밖에서 사는 우리도 사형수처럼 언제 집행 날이 올 줄 모른 채 집행 날을 기다리면서 살고 있는 거야. 오늘 죽을 수도 있고 내일 죽을 수도 있지. 교통사고나 예상 못한 사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죽잖아.

 

 내가 아는 공군 중령은 아침에 3살 배기 딸과 뽀뽀하고 저녁에 보자며 현관에서 헤어졌어. 오후 3시에 부대에서 전화가 왔는데 동해안에 비행기가 추락했고 중령은 영안실에 도착했다는 비보를 전하더래.

 

 그런데 다들 영원히 살 것처럼 무사태평이야. 사형수들은 안 그래. 그들은 매 순간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죽음을 의식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이게 감옥 안의 사형수와 감옥 밖의 사형수가 다른 점이야. 나는 감옥 밖 사람인데 오랜 세월을 사형수들하고 가까이 지내다 보니까 머릿속에 이런 말이 박혀 있어. 

 

 나는 언제든 죽을 수 있다. 그러니 내 사전에 내일은 없다. 바로 지금이 언제나 전부다. 

 

유서

내가 남기는 유서

 

1. 알릴 곳은 명단에 적힌 23명이 전부야. 여기만 연락하고, 나중에 엄마 찾는 전화가 오면 "언제 가셨습니다."라고 말해주면 돼. 내 휴대전화 유효 기간은 30일이야.

 

2. 오늘 사망하면 다음날 화장해라.

 

3. 수의 입힌다고 벌겨벗겨놓고 새 옷 입히지 마라. 내가 입은 옷 그대로, 엄마가 늪 덮고 자던 홑이불로 나를 덮어라.

 

4. 조의금은 받지 마라.

 

5. 가루는 절대 항아리에 넣어 납골당에 두지 말 것. 그때 상황에 따라 너희들이 처리하기 좋은 방법으로 알아서 뿌리고 싶은 곳에 뿌려라.

 

6. 절에 가서 49제 하지 마라. 제사 지내지 마라.

 

 이 세상에 와서 70년간 살았던 내 내신성적표를 그대로 갖고 가는 것이니 기도나 염불 잘해준다고 내 내신성적이 바뀌지 않는다. 나는 내 성적표 들고 가서 심판받을 것이다.

 

부록

 

1. 엄마가 숨을 멈추면 숨 쉬라고 다른 방법 쓰지 마라. 평안하게 가고 싶다.

 

2. 화장이 끝나고 유골을 땅에 뿌릴 때까지 엄마가 항상 듣던 CD만 틀어라.  CD는 책상 위에 있다. 내가 사랑하는 음악 들으면서 환상의 섬 이니스프리로 천당 가는 마음으로 갈 것이다.

 

 슬퍼하지 마라. 내가 행복하게 가는데 울긴 왜 울어. 너희들이 너무 슬퍼하면 내가 힘들어! 꼭 지켜주기 바란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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